Startsite   게시판   메일   M1000선교사홈   Mission Magazine
 

 

  사전등록   히,헬 폰트받기
 현재위치 : HOME > 문서보기


 작성자  관리자  첨부파일    
 자료구분  지식사전  작성일  2010-07-06
 제목  한국선교의 위기관리 체제에 대한 발전적 고찰(발제)
 주제어  [선교] [선교전략회의]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선교대회] [NCOWE V] [세계선교전략회의] [분야별4]
 자료출처  도문갑  성경본문  
 내용

한국선교의 위기관리 체제에 대한 발전적 고찰

도문갑 (GMP 국제 코디네이터)



머리말


한국교회는 한때 선교사란 영적 수퍼맨과 같아서, 항상 성령 충만하고 아무리 지치게 일해도 피곤하거나 앓아눕지도 않으며, 더구나 우울증 같은 증상에 빠질 수도 있다는 사실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단순한 기대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010년 현재, 20,000 명이 넘는 타문화권 선교사를 180여 개국에 파송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이제 선교의 넓은 대로를 달리게 되었고, 초기에 골목길을 달릴 때의 수준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과제들과 직면하고 있다. 1)

   이것은 전통적인 서구선교 자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선교 운동의 주역으로 나서게 된 한국선교사들이 이제 보다 다양하고 험난한 도전과 위기 앞에 전면적으로 노출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초기의 선교여명기에 필마단기로 독립적인 선교를 개척했던 시기에는 미처 감지하지 못했던 위기와 난관들이 우리 앞에 닥쳐오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선교사에 대한 목회적 혹은 위기관리의 측면에서 볼 때, 한국선교의 본격적인 태동기에 해당하는 지난 70-90년대를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하심 속에서 한국선교가 자라온 은혜시대라고 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한국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성령 충만한 실용주의자로서 선교운동의 가장 귀중한 자산인 선교인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돌보아야 할 책임을 감당하는 청지기시대가 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선교사에 대한 목회적 관리를 최근에 국제선교계에서는 멤버케어(Member Care)라는 용어로 통합하여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이 전인적 선교사관리는 점차 선교운동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선교사들의 전인적 돌봄에 대해 역사적 고찰을 한 바 있는 선교역사학자 루스 터커(Ruth Tucker)는 이제 멤버케어는 전 세계적으로 선교사 인력을 활력 있고 효율적으로 유지시키는 열쇠가 됨으로, 단순히 하나의 경향에 머물지 않고 매우 절박하고 실제적인 선교의 전략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한 선교사에 대한 위기관리가 가장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멤버케어의 중요한 분야인데, 선교공동체는 위기상황에 항상 노출되어 있으며 인적, 자연적인 재해는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것이므로 선교사의 안전문제는 점증하는 추세라고 진단한다. 2)

   

멤버케어-위기관리 사역의 발전배경


선교역사가 우리보다 100년 이상 앞선 서구 선교단체의 입장에서도 선교사의 목회적 관리나 위기관리는 비교적 최근에 인식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선교사자녀의 목회관리 전문가인 폴록(David Pollock)은 1970년대 중반만 해도 선교사들에 대한 목회적 관리의 인식은 부족했고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잘 몰랐지만, 80년대에 들어와서야 의도적인 목회적 관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회고한다.

   선교의 초기역사는 선교사들의 희생정신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았다. 따라서 선교사들을 정신과적으로 돕거나  위기에 대비해서 훈련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의 개척선교사들은 심각한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린 경우가 적지 않았다. Ruth Tucker와 Leslie Andrews는 두드러진 예로 모라비안 선교의 아버지Goerge Schmidt, 중국내지 선교의 개척자 Hudson Taylor, C&MA의 창설자 A. B. Simpson, 미얀마 선교의 아버지 Adoniram Judson 등의 초기 개척선교사 자신들과 William Carey, Robert Morrison, David Livingston 등 위대한 선교영웅들의 부인선교사들이 정신적인 압력이나 질환으로 인해 결국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 사례를 들고 있다. 3)

   모든 선교사들이 이런 고통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초기에는 이런 개인적인 연약함과 어려운 문제들을 선교사 스스로 돌보거나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지난 20-30년 사이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선교단체들이 점차 성숙되면서 전도의 전략이나 조직운영, 정책을 발전시키게 되었고, 드디어 선교사들을 돌보는 부분에 대해서도 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터커(Tucker)는 진단하고 있다.


위기관리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배경


이렇게 고조되는 멤버케어 추세와 관련하여, 한편으로는 선교사 개인의 성장이나 심리적 복지에 대한 과잉 강조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다. 랄프 윈터(Ralph Winter)는 이러한 운동을 격려하면서도, 자기부인에 대한 거룩한 부르심과 개인의 성장이나 목회적 관리에 대한 실제적인 필요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운동의 추진자인 오도넬도 멤버케어가 목적자체가 되어서는 안 되며, 목회적 관리에 대한 초점이 세계복음화를 위한 희생적인 목표로부터 우리를 이탈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슬렘 권 선교에 대한 풍부한 사역경험과 이론의 대가인 필 파샬(Phil Parshall)은 선교사란 성령 충만한 실용주의자(Spirit-led pragmatist)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선교사의 생명이 위험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역의 전진을 반대하거나 취소시키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신약성경의 사역 원리는 개인의 안전 도모보다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보다 일반적인 것이고, 사도바울은 선교사역을 위해 자신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하나의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맥락에서 비상사태 시 선교사의 철수문제와 관련하여, 그는 현지에 남을 자유를 포함하여 선교사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적인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파샬은 결론적으로 성경과 선교역사는 오히려 선교인력의 희생을 촉구하는 소모의 신학(theology of expendability) 쪽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4)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은 선교사 철수의 경우, 단순하게 위험에 대해 겁먹거나 두려움을 느끼지 말고, 담대하고 희생적이어야만 한다는 식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선교사, 그 가족, 현지사역, 현지인들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것은 “소모의 신학”과는 관계가 없는 문제라고 주장한다. “사람이란 위기에서 구출되는 것만큼 더 가치를 잘 보존할 방법이 없다”라고 하면서, 오히려 소모의 신학보다 생명력의 신학(theology of vitality)이 선교사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5)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청지기 개념을 적용하면서, 하나님의 가장 소중한 선교자원은 사람이므로 선교단체들은 회원선교사들에 대해 청지기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한다. 국제적인 위기관리 자문단체인 CCI(Crisis Consulting International)의 전문가들은 위기 시에 하나님의 주권 아래 인간에게 주신 지혜와 지식, 분별력을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매우 넓다고 하면서, 마태 10:16(그러므로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 하라), 잠언 24:11-12(구출의무), 느헤미야 4:16(주의 의무) 등을 성경적인 위기관리의 근거로 든다. 로버트 클람즈(Robert Klamser)는 “궁극적인 기준은 우리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사역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지시하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결정권을 우리 손에 허락하셨다면, 우리의 결정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도록 우리의 지혜와 자원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라고 말한다. 6)


한국인의 운명론과 위기불감증


선교와 관련된 위기를 말하기 전에,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잊을 만하면 터지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몇 년 전, 한 중앙일간지는 “안전 불감증이 부른 어처구니  없는 참사”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사설을 싣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2명이 소방용 고가 사다리 위에서 타고 있던 곤돌라의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추락해서 그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사망했다. 어린 초등학생들 앞에서 소방훈련을 실습하는 행사였는데, 행사의 주최 측인 소방서가 사전에 차량안전을 점검하지 않았고, 또한 고도의 위험을 동반한 훈련에 따르는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이 부른 전형적인 인재였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가?  


2009년 11월에 부산에서 일어난 실내사격장 화재사건으로 인해 10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망자 중에는 7명이 일본인 관광객이었다. 또 다른 일간신문은 사설에서 다음과 같이 논평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숱한 유사사고에도 불구하고 안전 불감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단면을 들춰냈다. 게다가 희생자의 대부분이 일본인 관광객이어서 국제적인 망신마저 모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아프리카의 낙후지역도 아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나라에서 일어났다고 차마 믿기가 어려운 이 사건도, 알고 보면 후진적인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세심한 안전대책과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한 위기관리 능력은 바로 국력이고 나라의 품위와 수준인 국격을 세우는 것이다.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분야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불의의 사고나 엄청난 재난을 당한 후에, 그 원인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이런 불행이나 위기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사후조치를 취하기보다는, 할 수 있으면 불행하고 아픈 사연은 속히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 도피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아마도 모든 불행이나 재난을 전생의 업보로 생각하고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는 뿌리 깊은 전통종교인 불교의 영향이거나, 출생순간 우주의 천기(음양 5행)를 부여받아 모든 행, 불행이 운명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체념하고 순종하려는 동양사상의 역학 혹은 역술이 끼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결국 모든 시련이나 고통은 운명적이므로 이를 벗어날 능동적인 행동을 취하기보다는 소극적으로 참고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도 불행 중 다행이라며 내향적으로 체념하거나 단계적 자학으로 도피한다는 것이다. 7)   

   따라서 한국인은 체질적으로 위기나 불행을 미리 통제하거나 관리한다는 개념이 매우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불행이나 재앙은 재수가 없거나 귀신이 시기를 하면 닥쳐오는 것으로,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다. 아파트나 엘리베이터의 4층 표시가 죽을 사(死)자와 동음이라 대신 영어의 F자를 쓴다든지, 천안함의 승조원들이 평소에 조난이나 피격을 대비해서 대피훈련을 한 적이 없는데, 배가 침몰한다는 가정을 하는 것 자체가 재수가 없고 불길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국문화의 역기능적인 현상으로 지적되는 “대충대충”하는 태도와 “설마”주의, “어떻게 되겠지”하는 요행주의 등은 결국 운명론에서 파생된 비관주의나 도피주의의 결과가 아닌가하는 추론을 하게 한다. 이쯤 되면,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에게 위기나 위험을 사전에 또한 사후에 관리한다는 개념이 얼마나 생소하고 정서적으로 수용하기가 어려운 주제인가를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운명론을 바탕으로 하는 전통적인 정서와 무속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를 믿는 믿음으로 변화되었다. 그러나 신학적 혹은 인식론적으로는 변화가 오고 전환이 되었을지라도, 정서적으로나 문화적 혹은 체질적으로는 여전히 전통적인 운명론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천이 된 후에도 재미삼아 점을 보는 성도들이 많다는 통계보고는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무속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크리스천들, 특별히 선교사들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소명과 복음을 위한 헌신, 열정이 특별하기 때문에 선교사의 안전을 위한 위기관리에 마음을 둔다는 것 자체가 믿음이나 헌신도가 약한 증상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므로 체질적이고 잠재적인 안전 불감증 바탕에 신앙적 헌신과 열정을 더한 한국인 선교사들은 일반 한국인보다 더 위기관리의 개념이 생소하고, 오히려 이런 제도적 장치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낼 소지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남긴 여파와 교훈


2007년 7월 20일자의 모든 국내 뉴스매체들은 다음과 같이 긴급뉴스를 전하고 있다. “7월 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 신도들과 현지 한국인 선교사 등 20여 명이 버스를 타고 가다 탈레반 무장 세력에게 납치됐다. 신도들은 지난 13일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병원과 유치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벌였고 23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현대 한국선교역사상 가장 심각한 위기사태였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의해 야기된 가장 큰 규모의 납치 인질사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이후 42일간 한국교회와 선교계에 크나큰 고통과 시련을 안겨주었고,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이목과 관심을 집중시켰던 이 사건은 안타깝게도 두 사람의 희생자를 내고, 우여곡절 끝에 나머지 21명이 모두 석방되어 귀국함으로 40여 일간의 악몽과 같은 사태가 종결되었다. 그러나 “위기상황은 종결되어도 위기관리는 끝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말처럼, 아프간 사태는 이미 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그 여파를 정리하고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노력은 끝나지 않고 있다. 불행한 사건은 할 수 있으면 속히 잊어버리고 마음에 위안이나 평정을 찾으려는 한국인들의 특이한 정서 때문에, 정작 한국 선교계는 이 문제를 기억에서 떨쳐버리려고 애쓰고 있는 반면에, 오히려 국제 선교계에서는 이 사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세계선교계의 위기관리 문제를 다시 조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의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아프간사태 발생의 배경과 원인을 몇 가지로 압축하여 분석하고 있다: 첫째, 환경적 위기상황에 대한 지역교회의 이해와 준비가 부족했고, 위기관리 체제가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한 지역교회 문제를 거론하기보다는  한국 선교계 전반적으로 위기관리 체제가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고, 더구나 지역교회에 이런 전문성을 갖추도록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둘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지 필드팀의 운영체제와 위기관리 능력이 불투명했다는 점이다. 현지 체제가 안정되고 위기관리 체제가 갖추어져 있을 때, 현장의 위기 가능성에 대한 예측능력이 생겨나고, 위기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가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복잡하고 민감한 상황이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현지 체제가 시기적절하게 가동되지 못함으로 인해, 제 3자인 한국정부가 황급하게 개입하게 되었고, 정부가 구원투수로 팀을 구출하는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게 되는 손실을 초래하게 되었다. 국내에서 교회와 기독교선교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 대중들은 특정종교나 선교 팀을 위해 국가가 많은 부담과 대가를 지불하게 된 것을 자신들의 손해와 동일시함으로 적대감과 분노를 폭발하게 된 것이다. 셋째는 위기발생 후 후속적인 대처방안으로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구조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들이 노출되었다. 이미 불법적인 반군세력의 공식적인 상대역이 된 한국정부의 어려운 입장에다,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이 요구되는 협상과정에서 이런 상황에 처해보지 않은 담당자들이 겪게 될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 언론 미디어 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 당사자 모두가 초기대응에 실패함으로, 이 사태 해결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었다는 것이다. 위기관리의 주체가 분명하지 않았고, 위기관리의 방법에 대해 전혀 훈련되지 않았던 모든 당사자들이 위기 해결의 초기조치인 위기정보의 봉쇄(Containing)에 실패함으로, 이 사태는 최악의 상황을 향해 달려가게 되었다. 아래의 보도내용은 위기의 초기대응 조치 중에서 미디어/정보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아프간 정부는 최근 우리 정부 측에 '한국인 피랍자들이 기독교 선교와 관련  있다는 한국 언론보도를 막아달라'고 정식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아프간 정부가 국내 언론보도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자국 언론 등을 통해 탈레반 무장세력 측에 '여론압박' 전술을 구사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 정부는 현재 탈레반 무장세력 측과 인질석방을 위한 직접 접촉과 별개로 "한국인 피랍자들이 노약자들을 위해 순수 의료봉사 목적으로 왔고 이들을 납치하는 것은 이슬람 전통에 위배된다"는 논리를 전개하며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아프간 정부와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아프간 주민들의 여론에 호소하는 홍보활동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일부 언론이 한국인 피랍자들의 기독교 선교 관련 내용을 언급하면서 탈레반 무장세력의 심기를 건드려 본격적인 인질석방 협상시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아프간 정부 측은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여성 16명을 포함한 한국인 23명을 납치, 남자 인질 2명을 살해한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이 당초 여성 인질들은 풀어주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사건 초기 아프간에서 취재한 바 있는 압델 마흐무드(가명) 기자는 6일 본인의 신원과 소속 언론사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응한 인터뷰에서 그 같이 주장했다. 중동 지역 유명 언론사의 파키스탄 주재 특파원인 그는, 탈레반으로선 여성 인질 관리 자체가 골치 아픈 일이어서 풀어주려 했으나 인질들이 기독교 선교를 위해 왔다는 외신보도가 나온 뒤에 입장을 바꿨다고 그는 말했다 (연합뉴스 입력 : 2007.08.07)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야기된 후속적인 여파와 후유증, 사태의 와중에서 돌출된 문제점들은 매우 민감하고도 심층적인 것이고 그 파급효과 역시 광범위하다. 이것은 단지 특정한 한 지역교회에 관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오늘날 한국교회 선교전반에 대한 뜨거운 신학적, 전략적 평가와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사태가 진행되고 해결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다양한 반응과 논쟁들을 보면서,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주목한 분야들은 다음과 같다:

 

- 근래 한국선교역사에 있어서 가장 대규모의 납치, 인질사건

-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전 국민적, 전 세계적 관심사항으로 증폭됨

- 한국교회, 한국인 선교사에 대한 국내외적 인식의 확산 - 긍정적, 부정적 양면성을 표출

- 국내의 광범위한 반 교회, 반 기독교적인 정서와 세력이 표출되고 결집되는 계기

- 보수적인 교회와 보수신학, 선교학에 대한 진보적 교회와 진보 신학진영의 공격 기회

- 한국교회 선교의 명목주의와 거품현상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계기

- 전자미디어와 인터넷의 일반화로 정보의 다중화와 왜곡, 역기능 현상이 실제로 입증됨

- 이슬람종교에 대한 관심, 호감, 저변세력이 오히려 확대 됨 (이슬람선교의 활성화 계기)

- 심각한 후유증 - 국내외 선교계와 NGO사역에 대한 직간접적인 피해가 장기화 함

- 지역과 환경을 막론하고 한국선교사가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고, 쉬운 공격대상이 됨

- 국제사회에 한국기독교, 한국인의 공격성, 무모함 등이 부당하고 역기능적으로 투영 됨

- 성숙한 한국교회 선교, 건전한 지역교회 선교를 위한 전환점, 분기점 역할의 가능성


이러한 관찰은 일견 단순하게 보이는 한 지역교회의 단기봉사 팀의 피랍과 인질사태가 후속적으로 얼마나 크고 엄중한 결과들을 초래하였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오늘날, 기존의 국경이나 장벽, 방어막이 될 만한 울타리마저도 사라진 상황에서 우리식의 주관적인 선교행위가 얼마나 포괄적인 영역에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이 사태는 하나의 시대적 상황의 상징으로 표출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의 한 가지 예시로, 사태 당시에 홍콩에서 나온 외신의 내용을 전재 한다:


홍콩 신보(信報)는 23일 "이들 한국인 기독교인들의 출발점은 숭고했으나 교회가 이슬람 원리주의가 활개 치는 아프간으로 신도들을 데려간 것에 대해 맹목적인 종교 활동이자 현명치 못한 결정이라는 한국 내 여론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납치된 한국인 23명의 운명이 전 세계의 초점이 됐다"며 이들의 아프간 방문목적과 그간의 진행경과를 자세히 소개한 뒤 한국에서 일고 있는 기독교회의 선교활동에 대한 일부 비판 여론을 소개했다. 특히 지난해 8월 기독교단체가 한국정부의 반복된 경고와 설득을 외면 무시하고 수많은 신도들을 이끌고 대규모 종교 활동을 벌이려다 결국 아프간 당국에 의해 출국됐던 일을 신문은 상기시켰다. 이들 한국인이 납치된 현장은 탈레반 무장 세력이 수시로 출몰, 외국인들을 납치해가는 `죽음의 도로'로 알려져 있는데도 교회 측은 사전에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신문은 먼저 지적했다. 신문은 납치된 한국인들 또한 위기 상황의 대비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대학생이나 교사, 샐러리맨들로 위험지역에서의 일정 및 활동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던졌다. 이에 따라 종교단체가 신앙을 내세워 아프간 등 전쟁 및 내란지역에서 벌이는 종교 활동은 전체 국민에게 큰 어려움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사태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홍콩/연합뉴스)


한국선교 위기관리체제의 회고와 반성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은 큰 아픔 가운데서도 우리에게 귀중한 교훈을 준다. 이러한 비극적인 일은 선교 역사가 짧은 한국 교회로서는 충격으로 다가오는 일이지만, 세계선교 역사에 있어서는 과거에도 일어났고, 지금도 여러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그 아픔과 충격이 큰 것은 선교의 경험이 짧은 한국 교회로서는 처음으로 겪는 비극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비록 사람들의 실수와 무지가 개입되어 발생한 사태이지만, 결과적으로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라, 철저하게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난 일이기에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의 선교분과위원회(Mission Commission)의 기관지인 Connections는 2008년 7월 특집호로 “선교의 고난과 위기”를 광범위하게 다루는 특집을 발행하였는데, 그 중에서 한국 단기 팀의 아프간 피랍사태를 다룬 여러 편의 기고문과 자료가 있었다. 아래 내용은 그 중에서 kriM의 문상철 원장이 제시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8)


첫째,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열정과 순수함만으로 선교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 일반인들의 많은 비난과 비판이 있었지만, 이번 봉사단의 순수한 동기만큼은 나무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순수한 열정이 선교에 꼭 필요한 요소들이기는 하지만, 충분한 조건은 될 수 없다. 이러한 열정에 지혜가 더해져야 한다. 이것은 비단 이번 단기 팀의 경우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선교사역 전반에 해당하는 사실이다.

   둘째, 우리는 현지 문화와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선교에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현지의 문화적 상황에 대한 정보와 연구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없고, 오히려 장기 사역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한국 선교는 그 동안 연구보다 행동이 앞서는 활동주의(activism)의 모습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을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판단에 맡겨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본격적으로 선교운동을 일으킨 지 사반세기가 지난 21세기 초의 상황에서 우리는 물량주의를 극복하고 질적인 선교를 추구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교회 성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선교에 있어서도 질보다는 양을 강조해왔고, 선교를 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물량주의적인 가치관과 방법을 보여 왔다. 그래서 선교사 숫자를 자랑하고, 선교비의 규모를 자랑하고, 단기 선교를 위해서 전세기 띄우는 것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이제 얼마나 질적인 성숙성을 가진 선교를 하느냐를 놓고 판단해야 한다.

   넷째, 우리는 선교에 필요한 전문성을 함양하고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선교를 쉽게 생각하고 누구든지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뛰어든다면 이번과 같은 상처를 계속 입게 될 것이다. 선교에는 여러 분야에 전문성과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한국 선교계에는 선교의 규모만큼 전문가들이 많지 않다. 선교단체들이 영세하고, 그나마 파송 단체들에 비해 전문적인 지원 단체들은 더욱 영세하다. 그래서 연구, 훈련, 전략 조정, 동원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단체들의 전문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

   다섯째, 우리는 대규모 이벤트성 행사의 부작용을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행사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사정, 특별히 장기 선교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이슬람권의 현지인들에게 위협감을 준 면이 있다. 물론 작년의 대규모 행사와 이번 납치 사건과의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간접적인 연결의 개연성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것은 책임을 따지는 공방 차원이 아니라, 함께 발전을 향해 나아간다는 차원에서 정직한 평가를 하자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끝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전략적인 착오를 시인하기보다 순교 논리로 모든 것을 덮고 지나가는 것은 순교의 피를 욕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순교의 피는 아름답고, 고귀하게 승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잘못, 특별히 지도자들의 전략적인 미숙함을 덮어두고 지나가서는 안 된다. 잘못은 잘못으로 확실하게 인정하고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선교 위기관리체제의 발전을 위한 시스템 개발

길게는 150년, 짧게라도 50-60년의 선교적 경험과 연륜을 가진 서구 선교단체 혹은 국제선교단체들은 19세기와 20세기의 개척선교기를 거쳐 오면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헤쳐 왔다. 따라서 다른 영역의 선교적 경험과 마찬가지로 선교사를 위한 위기관리 문제도 서구 단체들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양적이고 외형적인 면에서 한국선교는 서구의 개신교 선교가 200여년에 걸쳐 쌓아 온 역사들을 지난 30-40년의 짧은 기간 동안 상당부분 따라잡은 것 같아 보인다. 압축 성장에 관한 한 한국인들은 특별한 기질과 재능을 지닌 것 같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는 항상 따라다니는 법이다. 압축 성장에 드리운 그늘과 역기능이 뒤따르는 것은 선교라고 해서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짧은 선교역사로 인한 경험의 미숙과 성과주의의 성급함이 낳은 적지 않은 부실과 부작용의 고통을 우리는 요즈음 성장 통으로 앓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멤버케어에 관한 한, 우리보다 선교의 역사가 훨씬 앞서 있는 서구선교단체들도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불과 40여 년 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선교의 후발주자인 한국선교에도 이 방면에 희망이 있어 보인다.

   한국선교계가 아프간사태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루고 얻은 것은 선교단체들의 위기관리체제를 의도적으로 구축하고, 전문가들을 훈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교계지도자들과 선교지도자들이 함께 공감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단기봉사 운동에 참여하는 지역교회들을 계몽하고 돕는 역할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아프간 사태 해결에 깊이 간여한 한국정부로서도, 2 만 명 이상의 한국인 선교사가 전 세계에 흩어져서 일하는 엄연한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지 못하게 되었고, 한국선교계의 위기관리 훈련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입장을 보이게 되었다.

   그 결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산하의 위기관리기구(Crisis Management Service)가 실무적인 중심이 되어서 지난 2-3년간 진행한 다양한 성격의 위기관리 훈련은 이미 20여회에 이른다. 그동안 훈련과정을 거쳐 간 선교사들과 선교단체의 리더들은 연인원 300여명에 달하고 있다. 특기할 것은 2009년부터 지역교회를 위한 단기봉사 팀의 위기훈련이 각 지방별로 실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훈련의 전문성이나 일관성, 실제적인 적용가능성은 아직도 많이 부족한 편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선교단체들의 위기관리 체제의 구축이나 후속적인 위기관리 팀의 효과적인 운영이 한 두 번의 강의나 워크숍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훈련은 심도 있는 이론과 함께 실제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가상체험 형태로 실시되어야 하고, 위기의 분야별로 수준을 달리하는 단계적인 훈련과정의 운영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선교단체들이 효과적인 위기관리 체제를 운영하도록 자문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능도 필요하고, 협상가 등 위기관리를 위한 고도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시스템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국교회와 한국선교계가 보다 준비되고 효율적인 위기관리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 KWMA는 가칭 한국위기관리기구(KCMS)라는 중립적인 위기관리 전문기관을 설립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이 기관이 설립되어 사역이 정착되면 선교단체들, 기독교 NGO, 지역교회 단기봉사 팀의 위기관리 훈련을 보다 전문적으로 담당할 수 있을 것이고, 외교통상부나 해외 전문기관 등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위기의 정보나 동향을 연구하여 적시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양한 위기에 직면하는 선교단체들이 위기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도록 자문하고 컨설팅 하는 업무와, 위기 상황 속에 있는 단체나 교회에 전문 인력을 지원하여 돕는 역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선교운동의 발전적인 정비와 위기관리 방안


한국의 지역교회들도 종래의 수동적인 선교지원 입장에서 주도적인 선교주체로서 성도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동체적인 선교운동으로 발전해 가는 추세에 있다. 그래서 이제는 지역교회 스스로가 사역적인 책무를 감당하는 선교적 청지기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 한국선교는 더 이상 숨겨진 선교세력이 아니고, 전 세계 곳곳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교회 선교가 이제 제 위상을 찾았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고, 동시에 이제는 내실을 갖추고 세계무대에서도 책임 있는 선교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큰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동안 뜨거운 열정과 헌신으로 진행해 온 한국교회의 단기선교운동을 재정비할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단기선교”라고 하면 평생을 헌신하는 장기선교사와 대비해서 1-2년 정도 기간을 정해서 봉사하는 단기선교사(Short Term Missionary)를 의미하고, 몇 주간 정도의 짧은 선교지 방문은 비전여행(Vision Trip)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명목적인 문화가 강하고 선교적인 개념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한국교회에서는 “선교란 좋은 것이여!” 식으로 한 두주간의 선교지 방문과 단기봉사가 “단기선교” 운동의 주인으로 자리를 잡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지역교회들의 선교지 방문과 봉사활동을 “단기봉사” 혹은 “비전여행”이라는 용어로 다시 재정착시키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급하고 필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용어는 개념을 만들고, 개념은 사역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단기선교 팀”에 비해서 “단기봉사 팀”은 선교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성급하게 도움을 주거나 기억에 남는 선교행사를 하기 위해 무리하지 않는 덕목을 가진다. 오히려 선교현장의 체험을 통해 선교를 깊이 이해하고 배우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짧은 기간 내에 많은 기여를 하기 보다는 현지 사람들과 그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들을 섬김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 보여주게 된다. 오히려 그런 겸손한 태도와 섬기는 삶의 모습이 선교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고, 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단기봉사 팀”의 개념은 현재 선교의 중요한 이슈인 선교사 위기관리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한국인 선교사들이 적대세력의 주된 표적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관리가 더 허술하고 공격의 기회가 더 많이 열려있는 기존의 “단기선교 팀”은 항상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모슬렘 권 등 더 민감한 창의적 접근지역/ 제한지역에서는 위험의 수위와 위기발생의 확률이 더 높아진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단기선교 열기에 비해 위기사례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은 한국교회 선교의 유아기를 지키시고 보호하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였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과 여건이 많이 달라졌고, 한국교회 선교도 청년기를 맞으면서, 그에 걸 맞는 청지기의 책임을 감당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주님께서 70인 제자들을 전도자로 파송하면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마 10:16)고 명하신 것은 위기상황 속에서도 “성령 충만한 실용주의자”가 되어서 냉철하게 판단하고 전략적인 선택을 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위기관리의 기법 중에서 “공격하기 어려운 표적(Hard Target)”이 되는 것이 중요한데, “단기봉사 팀”은 각 자가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소유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공격적인 선교사라는 인상보다는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한 사랑의 봉사자라는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종교다원화 사회에서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보다 설득력을 얻게 된다.       

   그러나 “단기봉사 팀”의 정체성을 새롭게 가진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위기상황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선교지는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안전의 사각지대이다. 단기봉사 팀이 유념해야할 위기관리의 분야를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함께 협력할 선교지의 선교사나 선교사 팀을 먼저 확인하고 점검하는 일이다 - 현지 팀은 효과적인 정보망을 가지고, 필드 위기상황에 대해 실제적인 대응체제를 갖추고 있는가? 필드 팀으로부터 단기방문 팀을 위한 위기관리 수칙을 전달받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봉사 팀의 안전은 일차적으로 현지 팀의 손에 달려있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 둘째는, 봉사 팀의 구성에 신중해야 하고, 사전에 충분한 훈련과 오리엔테이션을 거쳐야 한다. 단기봉사 팀은 사역의 목적에 적합한 사람들로 구성해야 하고, 사역에 관한 훈련과 더불어 위기관리 수칙에 따라 사전에 실습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셋째로, 봉사 팀 자체의 위기관리 팀을 구성해서 운영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 위기관리를 총괄하는 위기관리 팀장과 대외연락업무를 맡는 대변인, 주요문서와 자료를 관리하고, 팀의 일정을 기록하는 서기, 안전요원들, 케어담당 등을 세워서 각자의 역할과 임무를 익히게 한다. 특별히 현지에서 사고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모든 관련 소식과 정보를 팀 멤버 개인이 외부(가족, 친구, 미디어/인터넷 포함)에 알리거나 전달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시키고, 책임자를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하게 해야 한다. 이것은 제2, 제 3의 위기를 막기 위한 조치이다. “효과적인 위기관리란 없다. 오직 위기에 대한 회피와 사전예방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은 미리 기름을 준비한 지혜로운 다섯 처녀를 생각나게 한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마25:13)


한국과 2/3세계 선교단체를 위한 발전적인 제안


우리보다 역사가 많이 앞서 있고, 다양한 위기를 경험한 서구중심의 국제선교단체들이 겪은 위기관리의 시행착오와 위기관리체제의 정착과정을 알고 참고하는 것은 후발 선교세력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방편이 된다. 필자가 위기관리 분야에서 경험과 역량이 입증된 여러 곳의 국제선교단체들을 탐방하고 조사 연구한 결과는 새로운 선교세력으로 일선에 나선 한국교회와 한국 선교사들, 한국적 선교단체들에게, 또한 한국에 뒤이어 새로운 세대의 선교주자로 발돋움하는 3분의 2세계의 개발도상에 있는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참고하고 채택할 수 있는 유용한 방안들이 될 것으로 믿는다. 조사 연구를 통해 제기된 교훈과 과제들을 압축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분야들로 나눌 수 있다. 9) 이런 방향설정에 따라 KCMS와 같은 위기관리 훈련, 지원조직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이론과 조직적인 운영방안을 더 개발하고 훈련과정과 실습방안을 정리해서 선교단체들의 위기관리 체제와 시스템 구축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1. 목회적 관리에 대한 확고한 철학 수립

먼저 인간의 고통과 재난, 회복에 대해, 동시에 고통에 대한 인간의 탄력적인 대응력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이해가 정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해는 선교단체들이 위기를 관리하는 데 있어 튼튼한 철학적 기초를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기초는 선교단체의 정신과 정체성을 형성하고 강화시켜준다. 선교기관들은 선교 공동체의 소속회원에 대한 돌봄(Caring)에 대한 책임과 더불어 선교사 개인이 탄력성과 대응력을 기르므로 상호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2. 위기유형에 대한 연구

효과적인 위기관리 체제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국제단체들을 관찰하고 그들로부터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선교지와 선교사역의 형태, 선교사들의 국적 등에 따라 위기예측의 요인이 달라짐을 주의해야 한다. 동시에 변화가 격심한 현 시대는 수년 전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새로운 위기의 형태가 발생하기도 하고, 종래의 완만했던 위기가 과격한 형태로 급변하기도 한다. 특별히 알카에다나 탈레반과 같은 근본주의 과격 모슬렘 테러단체들의 출현은 무차별 살상이나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행위를 자행함으로, 특별한 관찰과 대비가 요구된다.


3. 위기에 대한 사전 예측 작업

위험에 대한 평가 작업은 위기의 사전예측(Assessment)을 위해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따라서 선교단체들은 파송본부와 필드의 지역본부, 사역단위 팀별로 해당지역의 다양한 정보원천과 소재로부터 얻어지는 정보를 평가하는 기술을 습득해야한다. 동시에 습득된 정보를 활용하여 위기의 가능성과 영향력을 측정하는 위기지수를 판별하고 적용하는 실제적인 방법들을 익혀야 한다.


4. 위기 시 의사결정 구조

위기 시, 누가 혹은 조직의 어떤 기능이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지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중앙집중식이든 혹은 현지위임이든 각 선교단체의 구조와 형편에 맞는 체제를 선택해야 한다. 많은 단체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절충 혹은 보완적인 체제를 채택할 것이다. 의사결정 구조를 채택할 때 고려사항은 다음과 같다: 1) 본부와 각 선교지의 훈련된 리더의 숫자, 2) 선교단체의 통신 시스템의 효율성과 약점, 3) 사전에 정비된 위기관리 정책과 비상대책의 준비 여부.


5. 위기관리팀의 주요 기능

효과적인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위기관리팀(Crisis Management Team)이 구성되어야 하고, 구성원의 자질, 업무분장, 사전훈련, 보고체계, 책임의 한계 등이 CMT 전체와 팀 멤버 개인적으로도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위기상황을 맞기 전에 CMT팀 멤버들이 위기관리에 관한 전문훈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 시 책임을 담당하는 핵심적인 요원들이므로, 위기관리 팀의 구성과 가동성 여부는 위기관리의 성패를 좌우한다.


6. 비상계획의 핵심

각 단체의 리더들은 위기의 단계를 인식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응조치를 어떻게 개발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비상사태로 인한 선교지 철수의 경우, 회원선교사들이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지, 아니면 잔류문제가 선택적인지 위기관리정책에 명시되어야 하며, 비상계획은 지속적, 정기적으로 재평가되고 보완되어야 한다. 특별히 모든 현지의 단위 팀, 지역 팀은 자체의 비상계획(Contingency Planning)을 문서화하여 소지해야 하고, 비상계획은 팀원 중 가장 주의력이 산만한 사람도 쉽게 따라서 행동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도 실제적인 행동지침이 되어야 한다.

 

7. 납치와 인질에 대한 정책

3분의 2세계 선교단체들은 인질과 보상금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 기존의 정립된 정책을 따라야 한다. 동시에 부가적으로 인질협상의 기술과 지혜가 필요함을 이해해야 한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외부의 전문가나 기관의 지원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인질사태의 경우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을 관장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전통적인 인질사태와 더불어, 금전의 갈취를 목적으로 하는 유괴성 납치(rapid kidnapping)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범죄행위를 다루는 기술이 현지 리더들에게 필요하다.   

8. 철수에 대한 대비와 준비

위기 상황 가운데, 선교사가 잔류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 명확한 정책과 비상계획을 명시해야 한다. 선교지의 리더들은 사역자들이 영적으로나 물적으로 예상 가능한 철수에 대해 미리 대비하도록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철수에 대한 사전 시나리오의 정기적 연습 혹은 점검이 중요하다. 비상대책은 철수에 대한 절차와 과정들을 사전에 세밀하게 설정하여 문서로 기록하고, 팀원들이 숙지하도록 정기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9. 정보원의 개발

3분의 2세계 선교사들의 위기관리 대처에 있어서 약점은 핵심적인 정보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고 앞으로도 경험과 사역기간의 제약으로 인해 정보원의 개발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쉽고도 효과적인 개선방안은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정부기관과 기타 관련 NGO 및 민간연구소 등에 접속하여 최대한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10. 향후 위기 전망

거의 모든 국제단체들이 가까운 장래에 위기가 더 증폭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선교단체들은 새로운 위기의 유형과 추세에 대응할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이미 한국선교사들은 전면적으로 모든 위기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고, 앞으로 더 손쉬운 범죄의 대상(Soft Target)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단기선교, 비전트립 등의 선교지 여행이 늘어나면서, 위험의 정도도 증가하고 있다. 선교단체들은 현지 팀의 위기관리 체제를 더 강화하고, 교육훈련을 정례화하면서, 동시에 각 사역지 별 위기의 유형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위기예측 작업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협력하는 지역교회의 단기봉사 팀 위기교육을 지원해야 한다.


11. 미래를 위한 대비책

선교단체들은 각 선교지의 잠재적인 위기 현실에 대해 회원선교사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지속적인 보완과 강화 및 훈련과 운영 양면에 적절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한 핵심 요건이 된다. 


12. 사후관리 계획

위기 후 관리업무는 위기관리 자체만큼 중요하다. 사후관리와 관련해서 국제단체들이 제기한 문제 중 가장 절실한 필요는 잘 훈련된 멤버케어 담당자(Member Care Facilitator)이다. 이 분야의 전문가를 조속히 양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동시에 외부의 크리스천 심리학자, 정신과의사, 전문상담가 등과 네트워킹을 통해 동역체제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날의 발전된 멤버케어 체제는 단순히 문제점에 대한 대응요법이 아니고, 멤버의 허입부터 은퇴에 이르는 사역의 전 과정을 통해 멤버들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구비시키고 교육하며 격려를 제공하는 것이다.      


13. 개선을 위한 평가

평가란 발전과 전진을 위해서 필요 불가결한 과정이다. 두 가지의 평가방안이 있다. 하나는 선교회 내부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의 위기관리 전문가가 CMT의 운영, 요원의 훈련정도, 정책과 비상계획의 효율성 등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위기관리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사후에 관련정보와 문제점들을 나누고, 상호 평가하는 방안이다. 평가를 소홀히 하면 발전이 없고, 보다 나은 위기관리체제를 기대할 수도 없게 된다.


14. 장기적인 대비  

선교부의 지도자들은 회원선교사에 대한 위기이해와 정책수립을 위해 장, 단기 훈련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한 번에 모든 교육을 다 소화하기보다는 다양한 훈련의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 기초훈련과정, 파송 전 오리엔테이션, 선교지 오리엔테이션, 지역별 연례 컨퍼런스, 재 입국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며, 시청각자료나 인쇄매체도 활용해야 한다. 위기관리에 대한 교육훈련은 지속적인 과정이므로, 새로운 회원선교사와 새로 임명된 리더는 소정의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교육과 비상시의 CMT 운영을 위해 특별기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 참고 자료 >


1) 문상철. 2001. 글로벌 시대 한국선교의 과제, 파발마, 제 52호, 서울: 사) 한국해외선교회 선교연  구원(KRIM). P. 1.

2) Tucker, Ruth and Leslie Andrews. 1992. Historical Notes on missionary Care. In Missionary Care: Counting the Cost for World Evangelization, ed. Kelly O'Donnell, 24-36. Pasadena, CA: William Carey Library. PP.25-30.

3) Ibid. P. 30.


4) Parshall, Phil. 1994. Missionaries: safe or expendable? Evangelical Missions Quarterly, Volume 30, #2(April), PP. 162-166.


5) Strickland, Martha J. 1994. Family issues in evacuation decisions. Evangelical Missions Quarterly, Volume 32, #4(October), PP. 365-366.


6) Klamser, Robert. 1992. When and how should we evacuate our people? Evangelical    Missions Quarterly, Volume 24, #1(January), PP. 48-52.


7) 서재생, 2010. 한국인의 운명론, 아멘넷 칼럼, 2010. 3. 24. www.usaamen.net


8) Moon, Steve, Sang-chul. 2008. Seven Lessions , Connections, (July), PP. 33-35.


9) Doh, Moon-Gap. 2000. Managing Crises in International Missions (Unpublished Dissertation), PP. 150-154. Columbia, SC. Columbia International University.

 

 


>> 목차고리 : [발제] 한국선교의 위기관리 체제에 대한 발전적 고찰 -> 응답
                    신학선교
                    신학교회사한국교회사 > 성회(기독교 집회) > 제5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V)
                    단체 > 선교단체 >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A-Z




  인기검색어
kcm  322783
설교  166290
교회  120269
아시아  95705
선교  91944
세계  81801
예수  79458
선교회  69913
사랑  66199
바울  65797


[배너등록]
 

 


홈페이지 | 메일 | 디렉토리페이지 | 인기검색어 | 추천사이트 | 인기사이트 | KCM 위젯모음 | 등록 및 조회

KCM 찾아오시는 길 M1000선교사홈 미션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