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전반에서 19세기 중엽까지 인도의 델리를 수도로 하여 17대 동안 계속된 왕통을 가지며, 영국 침입 전의 최후의 통일 세력이 되었던 무슬림 왕조(1526~1857).

무굴제국의 시조 바부르는 중앙 아시아를 전전한 후 카부르를 점령하고, 이곳을 근거지로 하여 1526년 인도에 침입, 델리 왕조의 하나인 로디조(1451~1526)의 이브라힘왕을 델리 북방의 파니파트 전투에서 격파하고, 델리를 탈취하여 여기에 무굴제국을 창시하였다. 바부르의 뒤를 이은 후마윤은 벵골,비하르 지방에서 일어난 아프간계 수르조(1539~55)의 셰르 샤에게 패하여, 40년 일단 페르시아로 도망하였다가 55년에 재차 델리를 점령하고 일시 중단 되었던 무굴 왕조를 부활하였다.

그 뒤를 이은 왕이 13세의 어린 나이로 즉위한 M. 악바르 황제이다. 그는 북인도에 지배력을 확보하게 되자 그 세력을 인도의 다른 지방에까지 확대하여, 라자스탄 지방에 수많이 분립하여 독립국으로 존재하고 있던 라지푸트족의 왕들을 동맹세력으로 끌어들였다. 또한 73년 서방의 구자라트 지방에 진격하여 그곳을 지배하고 있던 무슬림왕조를 타도하였다. 그리고 동방으로는 76년에 벵골 지방까지 그의 지배하에 넣었다. 80년대에는 인도 북서부 지방의 펀잡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카부르에도 군대를 파견하여 인더스강 하류 신드 지방까지 정복하였다. 90년대에는 남하 정책을 써서 데칸 지방의 무슬림 여러 왕조에도 침략의 손을 뻗쳐 나갔다. 행정면에서도 악바르 황제는 무슬림 교도나 힌두교도 등 종파를 가리지 않고 그 능력에 따라 중용하여 각 지방의 토지 측량이나 지세 결정등의 실무를 담당하게 하였다. 따라서 무굴 제국의 행정, 사법,지방 행정 등의 지배체제는 악바르 황제 시대에 거의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악바르 황제의 사후 재항기르, 샤자한, 아우랑제브로 이어져 이 시기는 무굴제국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특히 제6대 아우랑제브는 악바르에 버금가는 위대한 군주로, 데칸의 무슬림 여러왕조를 정복하여 최대의 판도를 실현하였다. 그러나 그의 만년인 1674년 힌두교도들이 데칸 지방에 마라타 왕국을 세워, 무굴 제국의 강력한 적대세력으로 등장하였다. 1707년 노제 아우랑제브가 데칸고원의 원정도중 죽자 제위 계승을 둘러싸고 분쟁이 일어나, 이를 계기로 해서 무굴의 중앙 권력은 급속히 쇠퇴해졌다.

18세기 말에 이르자, 이 약체화된 무굴의 중앙 권력은 데칸 지방에서 멀리 델리 주변까지 세력을 확장한 마라타 동맹에 의하여 좌우되게 되어 , 무굴 황제의 지배력은 실질적으로 없는 것과 같은 상태로 약화되었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에 걸쳐 영국의 식민지 지배세력은 마라타, 마이소르등 강력한 봉건적 세력을 멸망시키고, 인도에서의 식민지 지배 영역을 확대하여 갔으나, 명목상으로만 존속하고 있던 무굴황제의 지위는 그대로 남겨두고 식민지 지배의 도구로서 이용하였다.

그러나 1857년, 북인도를 중심으로 이른바 <세포이의 반란>이 일어나자, 각 주둔지에서 반란을 일으킨 인도의 병사들이 델리에 집결하여, 무굴 황제 바하두르 샤 2세를 추대하여 새로 정권을 수립하였다. 2년에 걸친 이 반란이 결국 영국군의 무력에 의해 진압되자, 그들은 탄압정책을 한층 더 강화하여, 그때까지 명목상으로만 남겨 두었던 무굴 황제의 지위를 폐함으로써 무굴 제국은 멸망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