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에 ‘인도네시아 침례교 선교사 대회’에 참석했었습니다. 선교대회를 마친 후 저는 두 가지 일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그 하나는 현지인 신학교와 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하는 일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일주일 전에 새로운 일터를 찾아 인도네시아로 떠난 교회 형제를 찾아가 교제하는 일이었습니다.

현지인 신학교와 교회에서 집회하는 것을 택하면 복음과 교회에 대해 강의할 수 있었고, 선교사님들이 섬겨주는 한국 음식을 먹으며 호텔에서 편하게 쉬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회 형제를 찾아가려면 2시간을 차로 달려 국내선 비행장까지 가서, 2시간 비행기를 타고 수라바야라는 곳까지 간 후, 다시 말랑이라는 곳까지 3-4시간을 차로 달려가야만 하는 곳이었습니다.

선교사님이 강하게 집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기도하면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중에 형제에게 가는 것을 택했습니다. 왜냐하면 집회는 내가 하지 않아도 할 사람이 있었지만, 형제에게는 내가 가지 않으면 갈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영어와 인도네시아어 모두가 서투른 형제는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야자수로 어우러진 풍경은 좋지만 오후 5시 이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혼자 지내야 하는 외로움이 그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언어를 모르기 때문에 TV나 라디오도 그 외로움을 달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인도 없고, 한국 교회도 없었습니다. 광야에 혼자 사는 것 같았습니다.

함께 말씀을 나누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오직 주의 사랑에 매여”, “힘을 내세요. 힘을 내세요. 주님이 손잡고 계시잖아요.” 주님의 주권을 고백했을 때 성령께서 형제의 마음을 만지기 시작했고, 우리가 서로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감사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고 기록한 요한, 13:1절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때때로 사랑은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오히려 낭비하는 것 같이 보입니다. 제가 선택한 것은 효율적인 면에서는 제로입니다. 그러나 다음에 다시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면 동일하게 형제와 교제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일을 선택할 것입니다. 효율적이지 못했지만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출처 : 가정을 낳는 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