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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구분  선교정보기타  작성일  2006-08-16
 제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88선언 10주년기념 선언문
 주제어키워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88선언 10주년기념 선언문  국가  
 자료출처    성경본문  
 조회수  6714  추천수  42
1. 새 역사의 지평을 바라보며



1-1 1988년과 1998년의 역사적 변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1988년 2월 29일 총회에서 역사적인 문서인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채택한지 10년이 지났다. 그 당시 한국교회는 오직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하나님을 대변하여 평화통일을 위한 예언의 소리를 함께 외쳤고 그 결과 1995년에는 남북의 교회는 물론 온 세계의 교회들이 희년의 나팔을 불어 주님의 은혜를 선포하면서 8.15 직전 주일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주일로 지켜 온 바 있었다. 이 새 역사는 남북의 교회와 함께 세계 교회들이 서로 상통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하나님의 선교가 남북의 온 누리에 이루어지도록 인도하였다. 그리하여 1998년 5월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단이 조선기독교도연맹을 공식 방문하였고 이어 8월에는 한국의 진보보수의 교단을 대표하는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하면서 교류와 협력, 선교와 지원, 그리고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는 지나간 10년간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역사를 경험하였다. 금세기에 인류를 가장 처절한 대결과 대립과 전쟁으로 몰아 갔던 이념적인 냉전이 사라지고 마침내 독일의 통일이 이루어졌으며 소련을 비롯한 동구사회주의국가들의 몰락은 새로운 세계질서를 이루어 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분리정책이 무너지면서 흑인의 권리를 회복한 것이나 중동과 북 아일랜드에 평화의 새 역사가 이루어진 것은 모두 과거 잘못된 역사의 청산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여전히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엄청난 외채의 무거운 짐을 지고 군사 독재의 억압 아래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서구의 식민통치가 만들어 놓은 결과이었으며 선진국의 개발과 성장 우선 정책이 가져온 비극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1-2 정권교체와 새로운 역사적 지평



우리 나라는 50년만에 처음으로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어 마침내 민주화의 새 역사에 확실하게 접어들었다. 이것은 그 동안 정의와 인권, 자유와 평등, 그리고 양심과 희망을 앞세우며 수 없이 희생당해온 민중의 승리이었다. 이러한 새로운 역사적 변혁의 시점에서 우리 나라는 총체적인 경제위기 속에 국난의 아픔을 찾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협 당하고 있다. 국민소득 1만 불 시대를 구가하면서 OECD에 가입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서 우리는 지금 정권교체를 통한 사회개혁 즉 역사청산이나 인적청산을 미룬 채 국가 생존을 위한 경제개혁에 몰두 해 왔다. 이러한 경제위기의 배후에는 우리 나라를 병들게 하여 온 개발독재와 정경유착, 재벌의 무차별 성장주의와 부정부패 그리고 지역 배타주의와 목적달성을 위한 철저한 자기중심주의가 도사리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시작할 때가 되었다. 이것은 바로 10년 전 역사적인 통일선언을 죄책 고백으로부터 시작한 것처럼 지금 또다시 한국교회가 걸어 온 성장제일주의와 교파 우선주의를 통하여 잘못 걸어온 것을 깊이 고백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남과 북의 관계는 물론 우리들 속에서도 뿌리 깊이 내려 온 불신과 증오, 대립과 반목을 돌이켜 성찰하고 새로운 길에 서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우리는 이 위기를 이겨 나가는 믿음의 새 길을 열어 가야 한다.

우리는 위기의 시대에 유다와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하였던 예레미아를 돌이켜 본다. 이스라엘 민족이 바빌론에 의하여 파멸의 위기에 처해 있었을 때 지도자들은 그 위기를 외면한 채 자신들의 권력만 탐닉하였으며 가진 자들은 더욱 기승을 부리며 닥치는 대로 약탈을 하고 가난한 자를 핍박하면서 인권을 짓밟았다. (예레미아 5:26-28, 6:13-15, 8:8-12) 그 결과 유다는 완전히 파멸하여 바빌론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이때 예레미아는 유다 민족의 진실한 회개를 요구하였다. 지금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채 민족의 새로운 역사를 가로막고 민주화 개혁을 외면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하나님의 심판과 새로운 창조의 역사를 펼 쳐 가야할 새로운 사명을 깨닫는다. 우리는 과감하게 과거의 틀을 깨고 새로운 믿음과 지성으로 새 역사를 열어 가야 할 것이다.



2. 남북교류가 만들어 놓은 결실



2-1 새로운 선교의 지평



지난 10년간 비록 조선기독교도연맹의 남한 방문은 실현되지 못했지만 국내외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남북 교회의 교류와 협력은 엄청난 남북의 정치적인 변화는 물론 통일을 위한 상호이해를 도우며 화해의 결실을 만들어 왔다. 한국의 교회는 북한의 수재피해를 지원하면서 진보와 보수를 뛰어 넘어 북한 돕기를 위한 통합지원 조직을 만들어 내었고 대화와 협력을 통하여 남북교회의 동반자 관계를 이루어 왔다. 이러한 결실의 근거에는 1-4차 글리온 회의를 비롯하여 남북 인간띠 잇기 대회, 평화통일기원대회나 평화통일협의회를 통하여 통일의 기본적인 개념의 정리와 통일을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의 개발이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온 교회가 통일을 위한 끊임없는 기도와 참여가 없었다면 오늘의 남북관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교류와 협력은 북한의 조선기독교도연맹의 위상을 북한 사회내부에서 뿐만이 아니라 국제사회 속에서 한층 높여 왔으며 조선기독교도연맹이 선교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사회봉사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2-2 경제문화교류



교회가 지향하는 통일운동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의 회복이며 희년의 성취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새로운 삶의 구조와 사회의 균등한 발전을 약속하는 것이다. 우리는 최근 금강산 관광개발을 비롯하여 북한의 산업구조와 문화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북한 당국과 현대와의 계약과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통일구축을 위한 아주 긍정적이며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변화는 북미, 북일은 물론 4자회담을 통한 국제 외교적인 관계 개선과 함께 통일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고 있는 좋은 증거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우리의 교회는 보다 폭 넓은 북한 이해와 함께 이념적 한계와 틀을 깨고 선교의 영역을 넓혀 새로운 남북관계를 이루어 가는데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3. 다시 시작하는 통일운동



3-1 새로운 인간성, 새로운 공동체의 실현으로서의 통일



통일은 언제 완성되는가? 우리는 분단된 국토와 정치 체제의 통합을 통일의 완성으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통일의 한 과정, 곧 분단에서 온 왜곡된 현상의 극복이자 치유과정일 뿐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은 새로운 인간성과 새로운 사회통합의 실현을 위한 거듭남의 과정이다. 반세기 이상 우리의 의식과 현실을 지배해 온 분단 체제와 분단이 강요한 체제에 무의식적으로 길들여져 온 분단의식에서부터 해방의 인간성을 실현하는 것이 통일의 핵심요소이다. 증오와 대결이 아니라 상호존중과 공생으로 정복주의와 승리주의에서 공존과 공영으로 나아가는 공동체의 실현과정이 우리가 바라는 통일이다. 한반도의 통일이 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에 직결된 것은 주변 4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 때문만이 아니다. 다가오는 21세기는 식민주의적 대결과 냉전적 대결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세계사적 비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세기, 역사의 모순들을 압축하여 간직한 채 아직도 냉전적 분단의 고도로 남아있는 이 땅은, 과거의 인류의 죄악에 대한 증언의 땅이며, 동시에 미래를 향한 희망을 선포해야 할 바로 그 땅이다. 그러므로 갈라진 민족의 통일은 공존과 공영의 가치가 존중되고, 진정한 화해와 평화가 넘치는 세계를 향한 인류의 염원을 실현하는 실험인 것이다.



3-2 회개에 기초한 출발, 대화적 가치를 존중하는 통일



우리는 냉전이라는 세계체제의 희생양이라고 더 이상 말하지 말자. 차라리 우리는 그 냉전을 우리의 정신과 가치와 문화 속에 철저히 내재화 해 왔고, 그래서 냉전의 선봉에 서서 그 냉전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우리는 냉전체제의 희생자이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성전으로 미화시키고 지켜오는 잘못을 저질렀다. 그래서 1988년 선언에서 우리는 이런 우리의 죄를 고백하면서 통절한 회개를 하나님께 바쳤다. 새로운 출발은 참된 회개에서 가능하다. 참된 회개는 무엇인가? 참된 회개는 분단의 현실과 분단구조 아래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근본에서부터 새로 볼 수 있는 시각과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런 회개운동의 철저화가 전제되지 않고서 우리는 북한을 진정한 대화의 상대나 통일의 대상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대화는 이질성의 수용에서 시작되며 신뢰와 사랑으로 발전한다. 우리는 대화적 삶의 실현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여러 이웃들과의 관계에서 실현되어 가는 과정에 한반도의 통일이 기여해야 할 것이다.



3-3 교회적 거듭남의 과정, 선교적 과정으로서의 통일



통일운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교회로서 거듭나는 체험을 했다. 민족의 고통과 통일을 향한 투쟁과 희망에 동참함으로써 우리는 민족과 민중의 교회로 거듭날 수 있었다. 다양한 통일운동체들과의 연대는 더 강화되어야 한다. 통일운동에 진보와 보수가 있을 수 없다. 통일은 이 민족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종교, 문화, 이념, 정치적 집단들이 더불어 함께 수행해야 할 공동의 노력에 의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민족적 노력을 하느님의 선교의 현장으로 파악하고, 거기에 겸손히 참여하려고 한다. 계층간에, 세대간에, 성별간에 활발한 창조적 대화가 일어나는 공동체, 그래서 자기 자신과 주변의 장벽을 넘어 다른 종교적, 이념적 공동체와도 열린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동체, 그래서 이 민족이 걷는 하느님의 나라를 향한 긴 순례의 과정을 함께 걸어갈 믿음과 용기를 가진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통일을 진정한 평화와 해방을 주시는 하느님의 선고에 동참하는 선교적 과정으로 이해한다. 통일된 민족공동체에 거는 우리의 희망은 통일된 민족국가의 형성이라는 정치적 명제를 이루려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의 이웃은 물론 나아가 인류의 평화와 공존에 기여함으로써 마침내 하느님의 선교를 이 땅에서 꽃피우자는 것이다.



4. 실천과제와 제안



4-1 우리 교회에게



4-1-1 통일 운동은 진보와 보수를 어우르는 대중적 연대 운동이어야 한다. 민족의 장래가 걸린 통일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차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의식과 현실을 오랫동안 지배해 온 ‘레드 콤플렉스’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며 버려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훨씬 자유롭게 분단 체제를 예언자적으로 비판하며 새로운 통일의 역사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지난 50년간 우리를 괴롭혀온 교조적 반공주의를 벗어버리고 민족적 통일 이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4-1-2 통일 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민족에 대한 교회의 의무이며 봉사이지만, 동시에 교회의 자기 개혁의 과정이어야 한다. 통일 운동에 참여함으로써 교회는 좁은 교파주의와 개교회주의와 울타리를 넘어 다른 통일 운동체들과 열린 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는 북한 교회가 지역 교회로 재건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지역의 생활 공동체로서 자주적 선교를 할 수 있도록 교파를 초월한 지원을 전개해야 한다.



4-1-3 우리는 1995년을 민족의 희년으로 선포했으며 그 희년은 연대기적으로 지나간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지속되는 개혁의 사건으로서 나눔과 절제를 통한 경제 정의의 실현과 빚의 탕감, 노예의 해방과 귀향, 땅의 휴강은 희년 경제의 본질이다. 희년을 선포하고 실현하기 위해서 교회는 먼저 희년 정신에 맞춰 자신을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그 개혁은 교회 스스로 물량주의를 극복하고, 오늘의 교회 모습이 과연 복음적인지를 묻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4-2 남, 북 교회에게



4-2-1 남과 북의 교회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루는 하느님의 선교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동역자이어야 한다. 한국 교회는 북한 지역내 옛 교회의 회복이나 일방적인 선교의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 북한에서의 교세 확장이나 실지 회복을 통한 선교 승리주의는 지양되어야 한다. 남북 교회는 비록 분단 현실 때문에 갈라져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을 확인한다. 하나의 교회로서 남북 교회는 공동의 선교를 실천해야 한다. 남북의 민중과 통일을 위한 대화와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일 것이다.



4-2-2 교회는 ‘메시야적 공동체’이다. 통일을 향한 과정에서만이 아니라, 교회는 통일 이후에도 ‘메시야적 공동체’로서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메시야적 공동체는 아직 오지 않은 하나님의 나라를 미리 맛보며 사는 공동체, 미래를 현재로 사는 공동체이다. 아직 통일이 오지 않았지만, 이미 통일의 새 셰게를 열어가며 사는 공동체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북 교회는 남북의 모든 민중에게 소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4-2-3 남북 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에 헌신할 것을 선언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나아가 민족들 사이의 화해에 헌신해야 한다. 남북 교회는 아시아 이웃 국가들(특히 중국, 대만, 일본)과의 관계에서 역사적 화해를 실현해야 한다. 역사적 반성에 기초한 회개와 용서에 뿌리 내린 민족간의 화해를 위해 남북 교회는 함께 일해야 한다.



4-3 에큐메니칼 공동체들에게



4-3-1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교회의 노력은 에큐메니칼 형제자매 교회들의 연대와 협력 위에서 더욱 활발히 전개될 수 있었다. 우리는 이 소중한 에큐메니칼 연대의 역사와 체험을 계승하면서, 고난받고 있는 아시아의 교회들과 연대할 것을 선언한다. 우리는 고난의 역사 속에 있는 교회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 배우면서,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행진에 더 뜨겁게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4-3-2 오늘날 에큐메니칼 운동이 여러 측면에서 도전 받고 있다. 교회 안으로부터는 교회의 분열과 재정난으로, 교회 밖으로부터는 세계의 분열로 도전 받고 있다. 교회의 힘만으로 시대의 도전을 극복할 수 없다는 무력감도 에큐메니칼 운동을 약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세계교회가 교회와 인류의 일치에 대한 비전을 함께 나누고, 이것의 가시적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결단을 할 수 있도록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한다.



4-3-3 초국적 기업과 자본 중심의 ‘세계화’는 가난한 사람들의 생존권과 민주적 삶의 질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 세계는 20%의 부자와 80%의 가난한 사람으로 더욱 양극화되어 가고 있다. 다시 가난과 가난한 사람들을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심에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가난은 물질적 문제이면서 동시에 영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의 경제질서를 보다 인간적으로 만들기 위한 선한 싸움에 세계의 교회가 함께 참여할 것을 요청한다.



4-4 남북 당국자들에게



4-4-1 우리는 남북 정부가 통일문제를 통치 이데올로기로 악용하거나, 내부 체제강화나 정권유지를 위해서 이용해 온 것을 너무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지금 남북은 모두 정권이 교체되면서 새로운 정치적 개혁을 이루어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남북 당국자간의 합의가 더 이상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악용되어서는 안되며, 상호 존중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즉각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 즉 남북기본 합의서가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하여야 한다.



4-4-2 평화통일의 지연은 민족에 대한 범죄다. 오늘 남한이 처한 심각한 경제위기와 북한의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남북대화와 합의의 실천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4-4-3 우리가 꿈꾸는 통일 공동체는 평화와 정의,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보장하는 공동체다. 국가의 이념과 체제는 바로 이런 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민의 합의와 참여에 기초한 대화의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통일은 새로운 인간성과 새로운 공동체성의 변모를 뚜렷이 드러내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하여 우리는 통일은 아시아 이웃 나라들은 물론, 세계의 모든 나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4-5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에게



4-5-1 한반도의 분단과 한국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냉전체제에 있었다. 냉전체제가 해체된 지금까지 한반도가 지구 위에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이유는 분단유지를 통해서 기득권을 확보하려는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이들이 한편으로는 평화체제의 구축을 지향하면서도, 분단상황을 유지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만이 아니라, 한반도가 강대국들에게 크고 중요한 무기시장이기 때문이다.



4-5-2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에 주변 강대국들이 기여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평화협정의 체결과 적극적인 군비축소를 실행햐야 한다. 특히 휴전선에 배치된 대인지뢰는 유예기간 없이 즉각적으로 제거되어야 한다. 북한의 체제와 경제적 안정은 평화유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주변강대국들은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을 극복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수교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경제지원 등을 통한 북한경제 회복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4-5-3 한국이 세계통화기금의 구제금융에 의한 경제신탁통치 시대에 들어서면서 특히 미국의 국가이익의 관철과 그를 위한 위압적인 간섭이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경제만이 아니라, 정치, 군사적인 명에서도 우리가 미국에 예속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국가 사이의 관계가 지배와 예속이 아니라, 상호존중과 우애에 기초한 새로운 세계질서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는다. 이런 꿈은 비단 우리만의 것이 아닌 것이다. 양심 때문에 국가 권력에 의해 억압받는 세계의 민중 모두의 꿈일 것이다.



5. 새로운 천년을 바라보며



교회는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을 통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성령강림 사건이 하나님의 하신 큰 일, 곧 예수 그리스도 사건을 증언하는 데로 제자들을 인도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한다(행 2:1-13). 이것은 교회의 기본 구조인 의사소통을 통한 증언, 곧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를 보여준다. 성령을 체험한 교회는 선교를 시작했고(행 2:37-42) 선교는 먹을 것을 함께 나누는 데서 결실을 거두었다(행 2:43-47).

우리는 88선언을 예수님의 첫 설교(눅 4:18-19)로 시작했었다. 88선언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통일운동의 새로운 전환기를 사도행전과 함께 시작하려고 한다. 사도행전은 그리스도교의 세계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세계화는 사랑과 나눔과 십자가의 길을 통한 것이었지, 증오와 독점과 지배를 통한 것이 아니었다. 사도행전은 ‘로마의 평화’(Pax Romana)가 ‘그리스도의 평화’(Pax Christi)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오늘 세계화 시대에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소수 제국의 평화가 아니라, 온 세계의 평화이다. 예수 그리스도의오심으로 시작된 이 세계의 평화는 역사의 변두리에서,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에 의해서, 나눔을 통해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지금 새천년을 바라보면서 아직도 분단된, 심각한 경제적 파국에 직면한 한반도에서 새 시대를 밝힐 평화의 작은 촛불을 켠다. 그러나 이 작은 불꽃이 마침내 횃불이 되어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을 비추는 날이 올 때까지 희년의 노래를 부르며 예수 그리스도의 처음 제자들이 걸었던 길을 함께 갈 것이다.





“믿는 사람은 모두 함께 지내며 그들의 모든 것을 공동 소유로 내어놓고,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한 마음이 되어 날마다 열심히 성전에 모였으며, 집집마다 도와가며 같이 빵을 나누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쁘게 음식을 함께 먹으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이것을 보고 모든 사람이 그들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주께서는 구원받을 사람을 날마다 늘려 주셔서 신도의 모임이 커 갔다.”(행 2:43-47).



1998년 11월 9일

제47차 총회회원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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