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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첨부파일    
 자료구분    작성일  2000-08-25
 제목  넘치는 강처럼, 넘치는 시내처럼
 주제어키워드  선교지이야기  국가  
 자료출처    성경본문  
 조회수  2965  추천수  7
2억 2천만이 사는 인도네시아. 13,677개의 섬, 2백5십여 종족, 3백개가 넘는 언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 너무나 많고 다른 모습과 얼굴 색깔, 다양한 종교, 다양한 문화와 풍습, 한 나라라고 말하기엔 너무 이상한 나라, 다양한 것 만큼이나 많은 문제로 얽혀 있는 나라, IMF가 터진 후에 일어난 변화의 소용돌이, 개인 왕국을 쌓아가던 정권의 몰락, 95%의 상권을 장악한 중국계 인도네시아 인에 대한 테러와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의 해외 도피로 주춧돌을 빼 버린 듯한 경제의 와해, 종족의 독립운동, 종교간의 살상과 방화, 수천 명을 잡아먹은 다약 족과 마두라 족간의 갈등, 언제라도 터질 것 같은 폭탄들이 수두룩히 쌓여 있다. 혼미의 끝자락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요즘 인도네시아의 얼굴이다.



예수님의 선교를 모델로



인도네시아 섬 중에 보르네오(칼리만탄 섬)가 제일 크다. 영국과 화란의 350년 동안의 긴 식민 통치 끝에 세 쪽으로 갈라졌다. 브루나이 왕국, 동 말레이시아, 그리고 인도네시아 영토로 갈라졌다. 나는 인도네시아 영토인 서부 칼리만탄 깊숙한 정글, 신땅(Sintang)이라는 곳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 Sei Sawak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선교의 둥지를 틀었다. 판자 집 방 한칸에서 출발했다. 현대 문명의 이기라고는 전혀 접할 수 없었다. 전기 없음의 불편함, 화장실 없음의 황당함, 밤마다 물것들에 설치는 밤잠, 시원한 냉수 한 잔의 그리움, 무료함과 더위와 질병들로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이들, 선교 사역의 출발은 그렇게 보잘 것 없는데서 미미하게 시작되었다.

개척자의 마음가짐으로 인간의 모든 욕망을 꼭꼭 접어 묻어야 했다. 빚진 자의 심정으로 가난한 자, 소외된 자, 버려진 자, 병든 자, 복음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 곁으로 다가갔다.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내일이면 늦는다는 심정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글을 방문하고, 사람들을 찾고, 가르치고, 자원들을 개발했다. 하나님은 이곳 사람들을 사랑하셨고, 우리의 선교 사역을 축복하셨다. 12만평의 땅을 주셔서, 가르치고 전파하고 고쳐주는 예수님의 선교를 모델로 한 사역들을 견고하게 세우셨다. 세 단체가 세워졌다. 교회 개척을 전담하는 단체, 치료하는 기관, 가르치는 사역의 신학교를 차례대로 세우셨다. 서로 협력하고 보완하는 사역은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이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 선교를 책임지기 위해 사람들이 키워지고, 비전을 가슴에 심는다.



축복의 대열에 끼워주길



이 땅에, 그리고 모든 건물과 사람들 속에 내 젊음은 용해되어 고여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시지 않은 부분이 하나도 없다. 드린 기도마다 응답하시고, 하는 사역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하셨다. 나는 하나님의 행하시는 일들을 구경한 사람이다. 나 없이도 능히 행하실 하나님은 나를 불러서 덤으로 축복의 대열에 끼워 주셨다. 날마다 눈을 열어 하나님의 계획을 보게 하시고, 날마다 힘을 주시어 새 일들을 시작하게 하셨다. 사역 속에서 지혜를 주시고, 함께 일할 사람들을 보내 주시고, 만나게 하셔서 큰 일을 행하셨다. 그 뿐만 아니라 모나고 부족한 나를 아픔과 연단을 통해 다듬어 가시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다다르도록 인도하신다. 내가 고백할 수 있는 말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시23편)이다.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보라 내가 그에게 평강을 강같이 그에게 열방의 영광을 넘치는 시내같이 주리니 너희가 그 젖을 빨 것이며 너희가 옆에 안기며 그 무릎에서 놀 것이라” 우리 주님이 이곳 사람들의 넘치는 강, 넘치는 시내이며, 사역과 가정과 개인에게도 주님은 넘치는 강처럼, 넘치는 시내처럼, 생명과 축복과 평강을 풍성하게 주신다.



죽어가며 절규하는 소녀



1988년 12월 13일 강변에 있는 Sumban 마을을 방문하는데 동리 입구에 들어서자 어디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Tolong, Tolong”(도와주세요)하는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함께 가던 전도사에게 사연을 물으니 「Suriyati」라는 8살된 소녀인데 이름 모를 병으로 앓다가 너무 오래 누워서 등이 썩고 냄새가 나서 식구들도 같이 있을 수 없어 움막을 만들고 그곳에 옮기고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녀는 밤이 무섭고 춥고 배가 고파서 울다가 지치고 아침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사람들이 걸어가는 기척이 들리면 도와달라고 소리를 쳤던 것이다. 이 기가막힌 사연을 듣고 아이를 병원에 입원시켰다. 2주일 만에 소녀는 죽었다. 그 아이를 공동묘지에 묻으면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이 불쌍한 사람들을 치료해 주면서 선교할 수는 없나요? 하나님, 그 길을 열어주세요.” 아가페 선교 병원의 탄생은 나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었다. 한 소녀를 위해 드린 기도의 응답은 연간 14,000명 정도의 환자를 치료하며 선교하는 병원이 되었다. 아가페 선교 병원은 한국 교회가 세운 선교지 첫 선교 병원이 되었다. 아가페 선교 병원은 첫 해부터 자립하였고, 현지 60여 명의 의료인으로 운영되어 가고 있다.



아픔을 통해 주님의 고난을 알다



나는 선교지에 있으면서 육체적 질병과 사고로 인한 육체적 아픔을 많이 체험했다. 선교 사역지는 적도선에 위치하고 있어 연 평균 섭씨 27도이며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는 33-40도를 상회한다. 직사광선이 너무 강하여 두 눈이 충혈되고 붉은 실핏줄로 덮혀갔다. 아픔을 견디지 못해 한국에 나가 진찰을 해보니 「익상증」이라 했다. 오른쪽 눈을 수술하고 1주일 후에 왼쪽 눈을 수술했다. 선교 초기에는 빗물을 받아먹고, 강물을 먹고 살았는데 이가 깨어지고, 흔들리고, 치통이 생겼다. 14개의 이가 속이 텅비어 빼고, 떼우고 씌웠다. 심장 혈관 이상으로 수 십번 쓰러졌다. 아가페 선교회로부터 간곡한 부탁을 받고 사역을 중단하고 서울대 병원에서 수술했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요도가 다섯 군데 찢어져 고대 병원에서 수술하고 한 달간 오줌통을 차고 살았다. 치질수술을 두번하고 작년 4월에는 대장암 수술을 했다. 콜레스테롤이 높아 고생했고, 손마디뼈가 깨져 고생했고, 4번의 자동차 사고로 위험을 만났다. 지금도 피부병으로 고생한다. 두 아이도 무척 고생했다. 다온다습한 열대 기후에 어린 아이들이 적응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폰티아낙에서 신땅으로 처음 들어올 때 28시간 비포장도로를 달려왔다. 어른도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자주 아팠다. 종민이는 장기간의 기침을 하다가 폐에 상처가 생겨서 한국에 돌아가야만 했다. 두 아이들이 피를 흘리는 말라리아(댕기스)에 걸려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대학 가기까지 열 한번의 학교를 옮겼다.

나는 이런 아픔들을 통해서 주님의 고난을 이해했고, 하늘 문화를 떠나서 인간의 문화 속으로 오신 「선교사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고통과 아픔들 때문에 여러 모양의 고난 중에 있는 이곳 다약 사람들을 도우며 선교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에게 오는 고난의 의미를 깊이 깨닫고 눈을 돌려 이웃을 보아야 한다. 우리의 아픔이 다른 사람의 축복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사랑의 눈을 뜬 후에



내가 심장 수술하고 중환자실에 옮겨져 의식을 찾았을 때 내옆에서 어머니는 기도하며 울고 계셨다. 눈이 발갛게 충혈이 되어 있었다. “어머니 왜 우셨어요”하고 물으니 “내 아들이 심장 수술을 하고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 하나님 내 아들을 살려주세요. 만약 심장이 필요하다면 제 것을 떼어 아들에게 주세요 하고 기도했는데 수술이 잘되고 회복되어 하나님 은혜에 감사해서 울지”그러셨다. 나는 그날 밤에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큰 가를 생각했고, 나를 위해 아들을 보내 주신 아버지의 사랑, 나를 위해 심장 하나가 아닌 온 몸을 다 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묵상했다. 나는 그 때쯤 마 4:23-25과 9:35-36을 읽고 왜 예수님이 백성들을 바라보시고 민망히 여기셨는가를 알았다. 목자없이 유리하며 고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가르치고, 전파하고, 고쳐주셨다. 나는 그 말씀에서 선교의 방법, 모델, 전략을 찾았고, 지금까지 그 원리를 따라 사역한다. 내가 받은 그런 위대한 사랑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게 하는 눈을 뜨게 했다. 아가페 선교 병원을 세우는 동기와 힘이 되었다. 그래서 병원 이름을 아가페(Agape)라 지었고, 후원하는 선교회 명칭도 아가페다.





사랑에 빚진 자



나는 사랑에 빚진 자다.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 헤아릴 수도 없으니 어찌 갚을 수가 있겠는가? 하늘에 진 빚, 땅에 진 빚, 가볍게 진 빚, 무겁게 진 빚, 한번 진 빚, 매일 지는 빚, 마음 바닥에 가라앉은 빚, 잊어버린 빚, 모르는 빚, 아는 빚, 동에서 서까지 태어나면서 이 순간까지 온통 빚 투성이다. 그 빚을 지금 갚으라면 아마도 당장 내 인생의 부도가 날 것임이 분명하다.

빚진 자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사역해야겠다. 하나님께 진 빚, 부모님께 진 빚, 후원하는 교회와 성도님들께 진 빚, 동역자와 현지인들에게 진 빚, 내가 만나는 모든 분들, 내가 머무는 모든 곳에 나는 빚을 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빚은 또 얼마나 많은가? 사랑의 빚, 기도의 빚, 관심의 빚, 도움의 빚, 어찌 그 많은 빚을 내 작은 가슴에 다 담을 수 있겠는가? 어찌 그 빚의 내용을 다 기억하고 적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로부터 땅 끝까지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지 않는다. 나는 부채상환이 불가능하다. 빚의 무게가 물에 젖은 솜처럼, 납덩어리처럼 느껴질 때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마 11:28-31)고 주님은 말씀하신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을 치라’(요 21:16)고 하셨다. 우리의 빚을 탕감해 주시고 멍에를 가볍게 하신 주님은 내 양을 치라고 새로운 사명을 주셨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남은 것은 죽도록 충성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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