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생물학자로 불가지론(agnosticism)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일찍 아버지를 여읜 헉슬리는 정규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과학·역사학·철학 등에 걸친 광범위한 독서를 하며 독학했다. 15세 때부터 의사 견습생으로 일하다가 장학금을 받고 의과대학에서 공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1846년부터는 해군 순양함(래틀스네이크 호)의 보조의사 자격으로 약 4년간 오스트레일리아및 뉴기니 인근 해역을 돌며 해양 표본들을 수집·연구했다.

그동안 바다 동물에 흥미를 느껴, 1854년 《대양산의 히드로 충류》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 공로로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왕립학회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그 결과 연구와 강의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1859년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발표되자 열렬한 지지자가 되어 다윈 자신보다도 더 적극적인 진화론의 기수로 활동하면서 과학을 신학으로부터 독립시킬 것을 촉구했다. 다윈이 단지 간접적으로 시사했을 뿐인 인류의 진화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명하기도 했다.

이후 사회적 계몽운동과 교육개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과학교육 발전에도 기여했다. 철학과 신학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경험현상을 넘어서는 것을 이성으로써는 알 수 없다는 불가지론을 표명했다. 1883년 왕립 협회 회장이 되었다. 뛰어난 수필도 많이 발표한 그는 다윈의 학설을 널리 알리고, 정치 제도의 개선, 과학 교육의 발전 등 여러 방면에 크게 활약하였다. 저서에 《자연계에 있어서의 인간의 위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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