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2년에 잉카제국의 비극이 시작되었다. 파사로를 대장으로 하는 180여명의 에스파냐 인들이 잉카제국 북부 해안의 툼베스에 상륙한 것이다. 그 무렵의 잉카 황제인 아타왈파는 툼베스에서 남쪽으로 550km 떨어진 카하마르카에서 머물고 있었다. 이윽고 에스파냐 인들이 카하마르카에 도착하여 잉카 황제를 초대했다. 피사로는 잉카 황제에게 에스파냐 왕에 대해 충성할 것을 요구하였다. 황제가 이를 거절하자마자 에스파냐 인들은 기습 공격을 펼쳐 황제를 사로잡았다. 잉카 제국의 모든 권한을 쥐고 있던 황제가 사로잡히자 잉카인들은 제대로 저항을 하지 못했다. 결국 잉카 황제는 에스파냐 인들에 의해 교수형을 당하고 말았다. 1533년에 에스파냐 인들은 잉카 제국의 수도 쿠스코까지 점령하고 아타왈파의 이복 동생 망코를 허수아비 황제로 내세웠다.
[사진] 마추피추(늙은 봉우리)
쿠스코는 리마의 동남쪽 580km, 해발고도 3,400m의 안데스 산중에 위치하여 기후가 쾌적하고 자연이 아름답다. 13세기 초에 건설되어 16세기 중반까지 중앙 안데스 일대를 지배한 잉카제국의 수도였으며 지금은 안데스 산악지대의 모든 산업과 교통의 중심지이다.
그러나 1536년에 망코는 에스파냐 인들을 속이고 쿠스코에서 탈출하였다. 그는 10만의 잉카 인을 거느리고 안데스 산맥의 험준한 골짜기로 들어가 새로운 수도를 세웠다. 이 곳이 잉카 제국의 마지막 수도 빌카밤바이다.
그 후, 1571년 망코의 아들 아마루가 새로운 황제가 되어서도 에스파냐 군대와의 치열한 싸움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이듬해에 빌카밤바마저 에스파냐 군대에 의해 함락되고, 황제는 쿠스코로 끌려가 처형당하고 말았다. 이로써 짧은 기간에 대제국을 건설한 잉카인의 영광은 영원히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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